조산원, 조산사라는 걸 알게 된 것은 임신은 커녕 결혼도 하기 전의 어느날

EBS 다큐 여자 라는 프로그램에 김옥진 조산사님이 나오시는 걸 보고 알게 되었구요

 

그 후 울지않는 아기 동영상과 미셀 오당이 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출산>과

르봐이에 박사의 <폭력없는 출산> 책을 보고 결혼도 안한 아가씨의 몸으로 조산원 출산을 결심했었죠 ㅋㅋ 

 

그러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게 되어서 정말 신나는 마음으로 김옥진 조산원 홈피에 문의글을 남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

 

김옥진 조산원에서는 출산 전 두번의 교육을 받아요 <순산교실> <출산교실>

순산교실은 임신 기간 중 유의사항, 식사, 운동법, 참고도서, 산전유방관리 뭐 이런 거에 대해 교육하시구요

출산교실은 출산 동영상 보면서 출산과정 이해와 신생아 케어 뭐 이런 이야기 들었던 거 같아요

 

큰애 가졌을 때 특히 임신 출산 관련 책들 많이 봤는데요

미셀 오당의 <농부와 산과의사> <출산에 속에 담긴 사랑의 과학> 책 재밌고 유익하게 읽었었구요

그 외에도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 키우기>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 책도 아이 낳고 키우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책들의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고백합니다 ^^;;)

 

가정분만이나 조산원 분만 시 몸무게가 너무 많이 늘면 힘들다고 해서

교육할 때도 식사와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 많이 하시거든요

밀가루 음식 먹지 말고 집안일 신랑한테 미루지 말고 ^^;; 운동 열심히 하라구요

 

임신 기간 중 열심히 한 운동은 걷기 운동과 합장합척 운동이었어요

특히 합장합척 운동은 자궁과 하체 쪽 근력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인터넷 검색하면 나와요)

 

원래 큰애는 조산원에서 낳으려고 했었는데

저희 살던 집이 엘리베이터 없는 4층이었던 터라 도저히 애 낳고 하루만에 계단을 올라올 자신이 없어

급 가정분만으로 선회했었어요(이유 참 우습죠 ^^;;)

 

다행히 그동안의 병원 정기 검진에서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조산사 선생님도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셔서 가정분만 결심하는데 망설임은 없었어요

 

특히 조산원에서의 마지막 진찰은 가정분만에 대한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병원에서는 한번도 우리 아이의 태명을 궁금해하지도 불러주시지도 않았는데

조산사 선생님 초음파 보시기 전에 제 배를 만지시면서 "긍정아 내가 이제 너를 볼거야" 하고 말씀해주시는데

아..여기서는 나나 아이가 환자가 아니구나..정상이냐 아니냐만 중요하게 말씀해주시던 병원 선생님과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죠

 

이런 경험은 둘째때도 이어지는데 둘째가 예정일이 일주일 지나서 나온터라

예정일 다음날 조산사 선생님이 병원 가서 진찰을 함 받아보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갔는데 태동검사를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첫애 때는 한번도 안 했고 그 전 진료 때 태동검사 하며 상당히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

안 하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예정일이 지났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요하는데

아..여기서 내의지는 중요하지 않구나..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암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 큰아이 예정일이 되었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자 이제 나와도 돼" 라고 말하기 무섭게

그다음날 새벽 2시부터 진통이 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초산이라 긴가민가 해서 새벽 4시부터 시간 체크하니 진진통인듯 싶어 조산사 선생님께 연락

한 6, 7시쯤 오셨던 것 같아요 짐볼 이용해서 위에 올라가 앉아 있기도 하고 볼을 안고 있기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자궁문이 8cm 정도 열릴 때까지는 좀 느리긴 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한 12시 정도면 아기 얼굴 볼 수 있겠다 했었죠 ㅋㅋ)

 

그런데 그 다음부터 도무지 양수도 터지지 않고 아이 머리도 더이상 내려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 양수를 파수하고 흡사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 계속 진통을 했지만

5시간 동안 계속 같은 상태로 있었어요

 

출산 과정에 대한 책들 보면 산모의 확신이 참 중요하다고들 하죠

이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기의 심박동 수가 정상이었고

저나 남편 또한 그닥 불안해 하지 않았어요 ^^;; 제가 그렇게 낙천적인 사람이 아님에도

신기하게 그 순간에는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더디게 갔던 5시간이 지나고 마지막으로 쪼그려 앉아 힘 한번 주고 나니

이제 자궁 입구가 다 열렸다고 정말 조금 있으면 아기가 나오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남편이 들어와 저는 남편 목 잡고 남편은 다리를 잡고 그렇게 서로 의지한 채

저희 첫째 아기 긍정이를 낳았어요

마지막에 힘조절을 잘 못해서 회음부에 열상은 좀 입었지만

팔딱거리던 태맥과 제 배위에 올려진 아기는 16시간의 진통도 잊게 할 만큼 감동적이었네요

(저 다니던 조산원에서는 탯줄을 바로 자르지 않고 태맥이 잦아들면 잘랐어요)

 

부끄러웠지만 편지도 읽어주고

아기는 어디론가 데려가지지 않고 저희 곁에서 같이 그렇게 계속 함께 했어요

 

전 그 점이 참 좋더라구요

 

아기와 엄마가 계속 함께 일 수 있다는 게요

(물론 산후조리에는 별로 좋지 않음은 인정합니다ㅋㅋ)

나오자 마자 젖을 물려 그런지 애 둘 다 모유수유로 고생은 안했거든요

 

책에서 보면 출산 후 30분 안에 젖을 무는 게

모유수유 성공의 지름길이라는데

사실 병원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아기 낳고 한 2시간 정도 양쪽 젖 물렸던 것 같아요(물론 누워서였어요 젖이 바로 돌진 않았구요)

 

첫째가 생각보다 진행이 잘 되지 않고 오래 진통을 해서

조산원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다는데

 

둘째는 정말 폭풍 진통을 해서요

 

새벽 4시에 조산사 선생님께 연락 드리고

오전 6시 47분에 낳았네요

 

조산사 선생님 오셨을 때 이미 자궁 입구 다 열리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세요 해서 화장실을 가서 힘 한번 주니 양수도 팍~터지고

 

아기가 약간 하늘을 보고 있다 해서

조산사 선생님이 알려주신 자세로 한 30분 가량 진통하니 아기가 제 방향을 잡아서

 

10번 힘주고 애 낳자 그러셨는데

3번 만에 나왔어요 ^^

 

둘째 낳을 때 제가 결심한 게 2가지 있었는데요

하나는 소리 지르지 말 것

그리고 마지막에 힘뺄것 이었거든요

 

첫째때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었는데

소리 지를 힘을 아래에 집중하니 훨씬 힘이 잘 들어가더라구요

근데 그걸 넘 늦게 알아서 ^^;;

그걸 알고 바로 아기를 낳아버렸거든요ㅋㅋ

 

소리를 안 질렀다면 훨씬 빨리 낳을 수도 있었겠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둘째는 소리 지르는데 힘쓰지 말고

그 힘으로 애 낳는데 더 집중하자..그랬죠

그리고 첫째가 있어서 사실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구요 ^^

 

마지막 아기 머리 나온 후 힘빼는 것도

첫애 때 회음부 열상을 꽤 입은터라

둘째 때는 그러지 말자..했는데

 

확실히 경험이 있어서인지 힘 조절 잘해서

열상도 거의 입지 않고(양쪽으로 1바늘씩) 출산했네요

 

둘째는 어찌나 수월하게 낳았는지

사실 낳자마자 정말 셋째도 또 낳을 수 있겠다..했어요 ^^

(물론 본격적인 애 둘 육아가 시작되자마자 그 생각은 접었지만요 ㅋㅋ)

 

가끔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한 출산 다큐들을 보면

아기들이 피범벅이 되서 나오는 장면들을 종종 보는데

 

저희 아이들은 다들 정말 깨끗하게 나와서요

그 다음날 까지 씻기지 않아도 정말 깨끗했거든요

 

뭐 병원에서 낳은 아이나 자연 출산 한 아이나 뭔 차이가 있냐

그거 다 엄마 욕심 아니냐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살면서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 가정분만인것 같아요

 

길고 길게 쓴 출산 후기였습니다 ^^

 

그리고 어느 곳에서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낳든 아이를 낳는 일은 다 대단한 것 같아요

자연 출산이 좋지만 또 자연 출산을 하지 못하신다 하여 넘 상심마셨음 하네요 ^^

 

출산 앞두신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작성자 긍정다정맘